2007년 09월 02일
[동방] 유카리님 감기 조심?
5번째의 이야기(??) 별다른 코멘트는 없음. 바로 시작합니다.
꿈을 꾸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목을 타고 들어오는 공기는 이루 말할 수 없이 뜨거웠다. 언제나처럼 소녀를 안았던, 익숙한 방 한 칸. 호흡이 멎을 정도로 달아오른 열기가 틈새 하나 없이 빠듯히 들어차 있었다. 마치 뜨거운 수증기 속에서 헤엄치고 있는 기분. 유카리는 천천히 호흡을 고르면서, 감고 있는 눈을 떴다.
"...유카리?"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가 귀에 감긴다. 목소리는 작고 낮았다.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지나쳐 버릴 정도로 얕은 목소리가 유카리의 귓등을 쓰다듬고 지나갔다.
"..."
대답할 목소리는 나오지 않는다. 이미 오래전에 목은 완전히 제 기능을 상실하고 있었다. 입술을 달싹이면서 작은 바람소리를 만들어 낼 뿐. 그 소리를 잡아내듯, 레이무는 손을 뻗어 유카리의 입술을 쓰다듬었다. 어둠 속에서, 살짝 내리깐 눈이 형형한 붉은 빛을 뿜고 있었다. 작고 가녀린 인간의 몸. 무녀의 옷을 벗은 그녀의 몸은 항상 유카리의 아래에서 발버둥을 치고 있었기 때문에, 올려다 볼 일이 없었다.
아아, 아름답구나.
혀를 내밀어서 레이무의 손가락을 낼름 핥았다. 그것은 다시금 시작을 허가하는 몸짓이었다. 레이무가 그녀의 목을 깨물고 나서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을까. 확실한 것은, 레이무가 멈출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유카리."
유카리가 안는 레이무는 항상 연약하다. 그녀의 등에 손톱을 세우며 갸날프게 교성을 지른 후, 몇 번이고 그만하라며 힘겨운 목소리로 애원한다. 물론 유카리는 멈추지 않고, 레이무는 다시 그녀에게 안기고. 결국 레이무가 지쳐서 완전히 혼절해버릴 때까지, 혹은 유카리가 만족할 만큼 그녀를 안은 후에야 밤은 끝이 난다. 그렇기에 레이무는 언젠가 한 번 지친 목소리로 그렇게 말한 적이 있다.
당신이 돌아눕고 나서야, 나의 밤이 내려온다ㅡ라고.
인간을 해하는 요괴를 퇴치하고, 환상향에 찾아오는 이변을 해결하며, 죽는 그 순간까지 신을 모시며 살아가는 무녀.
그 무녀가 지금 한 마리의 짐승이 되어, 오직 한 마리의 요괴를 탐하고 있다.
레이무는 천천히 유카리의 몸 위로 자신의 몸을 실으면서, 흐트러진 자신의 머리카락을 귀 뒤로 흘려넘겨 정돈했다. 방안에 드리워진 어둠에 뒤섞여 흔들리는 검은 비단의 잔물결이 마치 환상처럼 그녀의 코 앞에서 아른거린다. 아아, 머리가 많이 길었네. 유카리는 입술을 달싹이면서 손을 살짝 뻗었다. 금세 다시 앞으로 쏟아져 내리는 레이무의 머리카락의 가닥을 가볍게 붙잡아 쓸어내리면서 옅은 미소를 머금는다. 그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뽀얀 피부와, 매끈하게 뻗은 목선과, 어딘지 텅 비어있는 얼굴. 레이무의 무언가에 홀린 듯이 멍한 표정으로, 들어올린 유카리의 손을 붙잡아 그 등에 입을 맞추었다. 눈을 감고 맛을 보듯이 천천히 혀를 내밀어 그녀의 손등을 핥는다. 팔을 타고 등골로 찌릿한 전류가 내달렸다.
"...유카리..."
나직하게, 다시금 레이무가 속삭인다. 그녀는 고장난 축음기처럼 계속해서 그녀의 이름을 부를 뿐이었다. 어떠한 말도, 어떠한 표정도 없이ㅡ 오로지 안타깝게 그녀의 이름을 부른다. 그리고 이름을 불릴 때마다 유카리는 자신의 몸 가장 깊숙한 곳에서 밀려오는 쾌감에 몸을 맡기며 눈을 감는다. 전신의 세포가 오랜 노동에 시달려 격렬한 피로와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지만, 그렇게 점점 막바지에 몰릴수록 레이무의 손에, 혀에, 피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된다. 혼절해 버릴 정도로 뜨거운 몸과 오랜 두통에 둔해진 머리라고 해도, 레이무의 거친 호흡하나 놓치는 일 없이 쫓는다.
'왜일까... 정말이지, 힘들어 죽을 것 같은데도.'
그것을 사랑이라고 부른다는 것을 유카리는 모른다.
아니, 알고 싶지 않은 것일지도 모른다.
감정에 명확한 이름을 붙이는 것 만큼 허무한 것도 없기에.
순간에 만족하고,
순간에 행복하여,
매순간을 그렇게 흘려보낼 뿐.
"...!"
유카리의 어깨가 튀어올랐다.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입술이 살짝 벌어지면서 뜨거운 한숨을 토해내었다. 레이무는 다시 유카리의 몸 위에 완전히 올라타서, 다섯번 째의 행위를 계속한다. 이미 흠투성이가 되어버린 그녀의 쇄골 언저리에 다시 깊은 색의 흉을 새겨넣는다. 유카리는 따끔한 고통에 코 끝을 살풋 찡그리면서 이불을 그러쥐었다. 이불은 오래전에 축축하게 젖어서 좋지않은 감촉으로 피부에 엉켜오고 있었다. 하지만 그리 거슬리는 일은 없다. 거슬릴 틈은 없다. 전신의 신경은 한 명의 인간에 전부 쏟기에도 부족하다.
"유카리..."
"....흣....!"
가슴의 첨단에 닿는 감각에 유카리의 호흡이 갑작스럽게 흐트러졌다. 손가락을 곧게 세워 살짝 긁은 것만으로도 따끔한 쾌감이 전신을 돈다. 이미 몇 번을 맞이한 절정이 차곡히 겹쳐서, 유카리의 몸은 극도로 예민해진 상태였다. 도톰하고 촉촉하게 젖어있는 혀가 지긋하게 그녀의 가슴 위를 뱅글뱅글 돌면서 원을 그린다. 깊고 진한 쾌감은 통증이 되어 유카리의 온 몸으로 흩어져나간다.
"....읏.... 후으...!"
손을 뻗어 가늘고 고운 머리카락을 휘어잡는다. 작고 동글한 그녀의 머리를 껴안으며 달은 호흡을 크게 토해내었다. 아아, 슬슬 한계일지도. 아득해지는 정신을 억지로 추스르면서 유카리가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리고 그런 틈조차 주지 않겠다는 듯, 레이무는 유카리의 늘씬하게 조여있는 허리에 손가락을 대었다.
"...!"
레이무의 손톱은 항상 깔끔하고 짧게 정돈되어 있기 때문에 손톱을 세워도 피부에 상처가 나지 않는다. 아아, 그러고보니ㅡ. 유카리는 레이무를 안고 있는 손 중 하나를 풀어 천장을 향해 뻗었다. 길고 맵시있게 다듬은 자신의 손톱이 눈에 들어왔다. 이 손은 레이무의 작은 등은 늘 흉터투성이로 만들어버리곤 한다. 교성과 함께 터져나오는 고통스러운 비명소리가 좋아서, 미안한 마음을 느낄 새도 없이 그저 그녀의 등에 손톱을 세운다.
레이무처럼 격정적으로, 하지만 이렇게도 상냥하게 안아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핫..."
아아, 왠지 모르게 밀려오는 패배감에 유카리가 쓴웃음을 짓는다. 레이무는 그 소리에 고개를 들어 눈으로 그녀의 얼굴을 살폈다. 초점이 흐려져 있지만 이성의 조각조차 남지 않은 것은 아니다. 본능 속에 희미하게 웅크리고 있는 마지막 이성의 파편이 무슨 일이냐고, 소리없이 묻는다. 목소리가 나지 않는 유카리는 그런 질문에 대답할 수 없다. 눈을 감고, 입술을 끌어당겨 웃으면서ㅡ 가만히 고개를 가로저을 뿐이다. 레이무의 손은 그와 동시에 다시 유카리의 허리를 타고 미끄러져내린다. 입을 벌리고, 소리없는 교성을 내지르면서 유카리는 다시 레이무에게 몸을 내맡겼다.
"하아..."
레이무가 내뱉은 뜨거운 호흡이 유카리의 피부 위에 흩어진다. 벚꽃이 날리고, 그 꽃잎에 닿는 듯한 착각에 전신이 간지럽다. 허리를 천천히 짚으면서 내려간 레이무의 손이 유카리의 골반을 가볍게 긁으면서 손끝으로 빙글 문질렀다. 거추장스러운 장식이 없고,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애무. 헤메이는 일 없이 느릿하게 흘러가듯, 그야말로 레이무다운 동작으로. 왠지 꽤나 능숙한데. 유카리는 불만스러운 듯이 입술을 삐죽거렸다. 레이무에게 안기는 것은 처음이기에,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일이었다. 레이무는 자신이 아닌 누군가와 이렇게 밤을 보낸 일이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는 순간 화끈, 하고 머리 속에 한 차례의 열풍이 몰아쳤다. 지끈거림이 한층 더 심해진 가운데, 유카리는 힘겨운 듯이 호흡을 흐트러트리면서 인상을 찌푸렸다.
"...으..."
허벅지 안 쪽에 갉작거리는 감각이 간지러워 유카리가 몸을 뒤틀었다. 레이무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서 등을 살짝 낮추면서 허리를 세운다. 마치 고양이가 도도하게 발끝을 세워 걷는 듯한 자세였다. 유연한 곡선으로만 이루어진 그 몸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선정적이었다. 욱씬ㅡ하고, 가슴이 쑤셔왔다. 호흡이 가쁘다. 레이무에게 질식해 이대로 숨이 끊어질 것만 같았다.
톡,
레이무의 턱 끝에서 방울져 내린 땀이 유카리의 쇄골에 떨어져 튀어오른다. 식어서 차가워진 그 물방울이 서늘하게 그녀의 목덜미로 흘러내렸다. 레이무는 본능적인 동작으로 쏟아져내린 머리카락을 다시 쓸어올리면서 송글송글 맺혀있는 땀을 한 번에 씻어내었다. 엉망으로 흐트러진 머리카락과 하얗게 드러난 이마에 눈을 뗄 수가 없다. 몽롱하게 그것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레이무는 그녀의 시선을 눈치챈 듯이 눈을 동그랗게 뜬다. 순간적으로 그녀의 뿌옇게 흐려진 눈동자에 생기가 돌았다. 입술 한 쪽을 길게 끌어올리면서 조금 짓궂은 웃음을 짓는다. 천천히 고개를 숙여 유카리의 입술에 닿을 듯 가까이 입술을 가져가, 달싹거리면서 말한다.
"유카리. 아직 더 할 수 있어?"
"...으...콜록. 아, 아..."
목이 꽉 잠겨, 나오는 것이라고는 형편없이 쉰 바람소리 뿐. 무어라 좀 더 말하려고 시도하던 유카리는 결국 포기하고 쿡, 짧게 웃은 뒤에 레이무의 입술에 가볍게 혀를 대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으응. 어쩐지..."
레이무는 나른하게 웃는다. 오랜 시간 계속하여 쉬지않고 유카리를 안는 동안 꽤나 피로가 누적된 모양이다. 하지만 지친 기색은 보이지 않고, 오히려 눈동자는 더욱 더 붉은 빛으로 형형하게 빛난다.
"유카리의 마음이 이해될 것 같기도 해."
"...콜록. 하, 하아..."
...이런. 어쩌면 나는 호랑이 새끼를 키워버린 걸지도 모르겠네. 유카리의 느긋한 생각은 곧 하복부에 급격하게 파고드는 이물감에 의해 중단되었다.
"!!"
어떠한 예비동작도 없이 레이무의 손가락이 유카리의 안으로 침입해 들어왔다. 갑작스러운 침입에 몸이 놀란 듯 레이무의 손가락을 조이면서 부드럽게 바깥으로 밀어낸다. 하지만 그에 밀리는 일 없이, 레이무는 천천히 리듬을 타며 유카리의 안으로 거듭하여 들어간다. 유카리의 허리가 흠칫거리면서 그에 맞추어 흔들리기 시작했다. 맹목적으로 쾌감을 쫓아 몸이 움직인다. 거듭하면 할수록 점점 더 절정을 향해 치닫는 속도가 빠르다. 마음을 가다듬을 틈도 없이 유카리의 몸이 거대한 감각의 파도를 타고 튀어오른다.
"...읏...! 레... 아, 으...!"
"유카리..."
꺼질 듯이 속삭이는 소리에 오싹하여, 유카리는 레이무의 어깨를 강하게 붙잡았다. 긴 손톱이 그녀의 어깨를 파고들어 붉은 빛의 핏물이 배어나오기 시작했다. 아무리 애를 써도, 결국 이 몸은 이 아이를 상처내는 일 밖에 하지 못한다. 그런것은 싫다. 유카리는 처음으로 그런 생각을 하고, 또 스스로에게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눈가에 순식간에 고여드는 눈물이 길을 따라 미끄러져내려 바닥으로 굴러 떨어진다. 유카리는 당황하여 레이무의 어깨를 붙든 손을 떼어 그것을 훔쳐내었다. 그러나 속수무책으로 눈물이 방울져 떨어져내렸다. 어째서 그런 것인가 유카리는 알 수 없었다. 그저 몸이 약해진 것 때문이리라. 몽롱하게 그런 것을 생각하고 있으면, 레이무는 가만히 입술을 대어 유카리의 눈가에 입을 맞추었다.
"유카리."
입술에 묻은 유카리의 눈물을 살짝 핥아내면서, 레이무는 다시 그녀의 이름을 부른다. 그에 맞추어 유카리의 안에 레이무의 손이 깊게 파고든다. 대답을 하는 일 없이 허리를 휘면서 유카리는 밀려오는 새하얗고 거대한 무언가에 파묻혀버리지 않도록 필사적으로 정신을 붙들었다.
이어지는 소녀의 말을 듣기 위하여.
"나를, 잊지 마."
"....앗, 하ㅡ아...!"
그런 일은, 없다.
유카리는 턱을 치켜들고 크게 몸을 떨면서 소리없이 웃음을 터트렸다.
"읏, 하아..."
레이무는 흐트러진 호흡을 정돈하면서 완전히 정신을 놓은 유카리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잠든 걸까? 숨은 쉬고 있는 것인지 도저히 알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침묵상태였다. 천천히 손을 내밀어 그 벗을 어깨를 만져보려고 했다가 이내 손을 거두었다. 그대로 손을 대면 왠지 부스러져서 산산히 흩어져버릴 것만 같이 불안했다. 레이무는 눈썹을 찡그리면서 유카리의 옆으로 미끄러지듯 내려왔다.
"...레이무."
"헷? 아, 네?!"
간신히 쥐어짜듯이 나온 희미한 목소리. 하지만 확실하게 귀에 와닿는 음색. 그 갑작스러운 부름에 깜짝 놀란 레이무가 어깨를 움츠리면서 소스라친 목소리로 대답했다. 유카리는 그런 반응이 너무나도 우스워서 쿡, 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읏, 레이무는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면서 툴툴거리면서 입안에서 궁얼거린다. 유카리는 코를 울려서 웃으면서 손을 뻗어 그녀의 팔목을 가볍게 쥐었다.
"응?"
"...어디...콜록, 가지 말고... 있어."
"...에? 어?"
"옆에..."
"..."
"...옆..."
"아, 알았어."
황급히 대답하는 레이무의 목소리를 듣고 유카리는 안심한 듯이 후, 하고 긴 호흡을 내뱉었다. 단단히 붙잡은 손목은 여전히 풀어줄 생각을 하지 않은 채로 유카리는 목에 힘을 주고 말하는 탓에 살짝 올라간 어깨를 축 늘어트렸다. 레이무는 꽤나 길게 망설이다가, 마침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에... 음, 괜찮아?"
"아니, 무리..."
이젠 안되겠어, 유카리는 입술만을 움직여 그렇게 말하고는 비어있는 손을 두어번 휘휘 내저었다. 그것으로 끝. 유카리는 마치 끈이 끊어진 인형처럼 잠들어버렸다.
잡은 손목은 놓지 않는다.
그녀가 자신의 옆에 있는 것이,
인간을 잊고 연인이 되어 자신을 안은 것이,
모두에의 평등을 포기하고 자신만을 탐한 것이,
그 모든 것이 꿈이 아니라는 것이 확인하기 위해서이기라도 한 듯이.
"아아, 바보같아."
레이무는 새빨갛게 물든 자신의 얼굴을 한 손으로 감싸며 투덜거렸다.
이
런
건
나
의
유
카
리
가
아
니
야
.....그냥 유카리 아니라 다른 사람이다 무념무상 하면서 썼습니다... 짧은 것도 다 이유가 있어요... 쓰는게 너무 괴로워...
옛날에 비해서 씬을 쓸 때에 직접적인 표현을 잘 못쓰게 되더라고요. 왠지 부끄러워서... 그리고 직접적인 표현이 또 너무 과도하면 급 삼류에로소설로 추락해버리고... 그렇다고 너무 안 넣으니 재미가 없어. 음, 어렵습니다. 역시.
꿈을 꾸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 유카리님 감기 조심? -
http://kizato.egloos.com
by. 상흔
by. 상흔
목을 타고 들어오는 공기는 이루 말할 수 없이 뜨거웠다. 언제나처럼 소녀를 안았던, 익숙한 방 한 칸. 호흡이 멎을 정도로 달아오른 열기가 틈새 하나 없이 빠듯히 들어차 있었다. 마치 뜨거운 수증기 속에서 헤엄치고 있는 기분. 유카리는 천천히 호흡을 고르면서, 감고 있는 눈을 떴다.
"...유카리?"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가 귀에 감긴다. 목소리는 작고 낮았다.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지나쳐 버릴 정도로 얕은 목소리가 유카리의 귓등을 쓰다듬고 지나갔다.
"..."
대답할 목소리는 나오지 않는다. 이미 오래전에 목은 완전히 제 기능을 상실하고 있었다. 입술을 달싹이면서 작은 바람소리를 만들어 낼 뿐. 그 소리를 잡아내듯, 레이무는 손을 뻗어 유카리의 입술을 쓰다듬었다. 어둠 속에서, 살짝 내리깐 눈이 형형한 붉은 빛을 뿜고 있었다. 작고 가녀린 인간의 몸. 무녀의 옷을 벗은 그녀의 몸은 항상 유카리의 아래에서 발버둥을 치고 있었기 때문에, 올려다 볼 일이 없었다.
아아, 아름답구나.
혀를 내밀어서 레이무의 손가락을 낼름 핥았다. 그것은 다시금 시작을 허가하는 몸짓이었다. 레이무가 그녀의 목을 깨물고 나서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을까. 확실한 것은, 레이무가 멈출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유카리."
유카리가 안는 레이무는 항상 연약하다. 그녀의 등에 손톱을 세우며 갸날프게 교성을 지른 후, 몇 번이고 그만하라며 힘겨운 목소리로 애원한다. 물론 유카리는 멈추지 않고, 레이무는 다시 그녀에게 안기고. 결국 레이무가 지쳐서 완전히 혼절해버릴 때까지, 혹은 유카리가 만족할 만큼 그녀를 안은 후에야 밤은 끝이 난다. 그렇기에 레이무는 언젠가 한 번 지친 목소리로 그렇게 말한 적이 있다.
당신이 돌아눕고 나서야, 나의 밤이 내려온다ㅡ라고.
인간을 해하는 요괴를 퇴치하고, 환상향에 찾아오는 이변을 해결하며, 죽는 그 순간까지 신을 모시며 살아가는 무녀.
그 무녀가 지금 한 마리의 짐승이 되어, 오직 한 마리의 요괴를 탐하고 있다.
레이무는 천천히 유카리의 몸 위로 자신의 몸을 실으면서, 흐트러진 자신의 머리카락을 귀 뒤로 흘려넘겨 정돈했다. 방안에 드리워진 어둠에 뒤섞여 흔들리는 검은 비단의 잔물결이 마치 환상처럼 그녀의 코 앞에서 아른거린다. 아아, 머리가 많이 길었네. 유카리는 입술을 달싹이면서 손을 살짝 뻗었다. 금세 다시 앞으로 쏟아져 내리는 레이무의 머리카락의 가닥을 가볍게 붙잡아 쓸어내리면서 옅은 미소를 머금는다. 그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뽀얀 피부와, 매끈하게 뻗은 목선과, 어딘지 텅 비어있는 얼굴. 레이무의 무언가에 홀린 듯이 멍한 표정으로, 들어올린 유카리의 손을 붙잡아 그 등에 입을 맞추었다. 눈을 감고 맛을 보듯이 천천히 혀를 내밀어 그녀의 손등을 핥는다. 팔을 타고 등골로 찌릿한 전류가 내달렸다.
"...유카리..."
나직하게, 다시금 레이무가 속삭인다. 그녀는 고장난 축음기처럼 계속해서 그녀의 이름을 부를 뿐이었다. 어떠한 말도, 어떠한 표정도 없이ㅡ 오로지 안타깝게 그녀의 이름을 부른다. 그리고 이름을 불릴 때마다 유카리는 자신의 몸 가장 깊숙한 곳에서 밀려오는 쾌감에 몸을 맡기며 눈을 감는다. 전신의 세포가 오랜 노동에 시달려 격렬한 피로와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지만, 그렇게 점점 막바지에 몰릴수록 레이무의 손에, 혀에, 피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된다. 혼절해 버릴 정도로 뜨거운 몸과 오랜 두통에 둔해진 머리라고 해도, 레이무의 거친 호흡하나 놓치는 일 없이 쫓는다.
'왜일까... 정말이지, 힘들어 죽을 것 같은데도.'
그것을 사랑이라고 부른다는 것을 유카리는 모른다.
아니, 알고 싶지 않은 것일지도 모른다.
감정에 명확한 이름을 붙이는 것 만큼 허무한 것도 없기에.
순간에 만족하고,
순간에 행복하여,
매순간을 그렇게 흘려보낼 뿐.
"...!"
유카리의 어깨가 튀어올랐다.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입술이 살짝 벌어지면서 뜨거운 한숨을 토해내었다. 레이무는 다시 유카리의 몸 위에 완전히 올라타서, 다섯번 째의 행위를 계속한다. 이미 흠투성이가 되어버린 그녀의 쇄골 언저리에 다시 깊은 색의 흉을 새겨넣는다. 유카리는 따끔한 고통에 코 끝을 살풋 찡그리면서 이불을 그러쥐었다. 이불은 오래전에 축축하게 젖어서 좋지않은 감촉으로 피부에 엉켜오고 있었다. 하지만 그리 거슬리는 일은 없다. 거슬릴 틈은 없다. 전신의 신경은 한 명의 인간에 전부 쏟기에도 부족하다.
"유카리..."
"....흣....!"
가슴의 첨단에 닿는 감각에 유카리의 호흡이 갑작스럽게 흐트러졌다. 손가락을 곧게 세워 살짝 긁은 것만으로도 따끔한 쾌감이 전신을 돈다. 이미 몇 번을 맞이한 절정이 차곡히 겹쳐서, 유카리의 몸은 극도로 예민해진 상태였다. 도톰하고 촉촉하게 젖어있는 혀가 지긋하게 그녀의 가슴 위를 뱅글뱅글 돌면서 원을 그린다. 깊고 진한 쾌감은 통증이 되어 유카리의 온 몸으로 흩어져나간다.
"....읏.... 후으...!"
손을 뻗어 가늘고 고운 머리카락을 휘어잡는다. 작고 동글한 그녀의 머리를 껴안으며 달은 호흡을 크게 토해내었다. 아아, 슬슬 한계일지도. 아득해지는 정신을 억지로 추스르면서 유카리가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리고 그런 틈조차 주지 않겠다는 듯, 레이무는 유카리의 늘씬하게 조여있는 허리에 손가락을 대었다.
"...!"
레이무의 손톱은 항상 깔끔하고 짧게 정돈되어 있기 때문에 손톱을 세워도 피부에 상처가 나지 않는다. 아아, 그러고보니ㅡ. 유카리는 레이무를 안고 있는 손 중 하나를 풀어 천장을 향해 뻗었다. 길고 맵시있게 다듬은 자신의 손톱이 눈에 들어왔다. 이 손은 레이무의 작은 등은 늘 흉터투성이로 만들어버리곤 한다. 교성과 함께 터져나오는 고통스러운 비명소리가 좋아서, 미안한 마음을 느낄 새도 없이 그저 그녀의 등에 손톱을 세운다.
레이무처럼 격정적으로, 하지만 이렇게도 상냥하게 안아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핫..."
아아, 왠지 모르게 밀려오는 패배감에 유카리가 쓴웃음을 짓는다. 레이무는 그 소리에 고개를 들어 눈으로 그녀의 얼굴을 살폈다. 초점이 흐려져 있지만 이성의 조각조차 남지 않은 것은 아니다. 본능 속에 희미하게 웅크리고 있는 마지막 이성의 파편이 무슨 일이냐고, 소리없이 묻는다. 목소리가 나지 않는 유카리는 그런 질문에 대답할 수 없다. 눈을 감고, 입술을 끌어당겨 웃으면서ㅡ 가만히 고개를 가로저을 뿐이다. 레이무의 손은 그와 동시에 다시 유카리의 허리를 타고 미끄러져내린다. 입을 벌리고, 소리없는 교성을 내지르면서 유카리는 다시 레이무에게 몸을 내맡겼다.
"하아..."
레이무가 내뱉은 뜨거운 호흡이 유카리의 피부 위에 흩어진다. 벚꽃이 날리고, 그 꽃잎에 닿는 듯한 착각에 전신이 간지럽다. 허리를 천천히 짚으면서 내려간 레이무의 손이 유카리의 골반을 가볍게 긁으면서 손끝으로 빙글 문질렀다. 거추장스러운 장식이 없고,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애무. 헤메이는 일 없이 느릿하게 흘러가듯, 그야말로 레이무다운 동작으로. 왠지 꽤나 능숙한데. 유카리는 불만스러운 듯이 입술을 삐죽거렸다. 레이무에게 안기는 것은 처음이기에,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일이었다. 레이무는 자신이 아닌 누군가와 이렇게 밤을 보낸 일이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는 순간 화끈, 하고 머리 속에 한 차례의 열풍이 몰아쳤다. 지끈거림이 한층 더 심해진 가운데, 유카리는 힘겨운 듯이 호흡을 흐트러트리면서 인상을 찌푸렸다.
"...으..."
허벅지 안 쪽에 갉작거리는 감각이 간지러워 유카리가 몸을 뒤틀었다. 레이무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서 등을 살짝 낮추면서 허리를 세운다. 마치 고양이가 도도하게 발끝을 세워 걷는 듯한 자세였다. 유연한 곡선으로만 이루어진 그 몸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선정적이었다. 욱씬ㅡ하고, 가슴이 쑤셔왔다. 호흡이 가쁘다. 레이무에게 질식해 이대로 숨이 끊어질 것만 같았다.
톡,
레이무의 턱 끝에서 방울져 내린 땀이 유카리의 쇄골에 떨어져 튀어오른다. 식어서 차가워진 그 물방울이 서늘하게 그녀의 목덜미로 흘러내렸다. 레이무는 본능적인 동작으로 쏟아져내린 머리카락을 다시 쓸어올리면서 송글송글 맺혀있는 땀을 한 번에 씻어내었다. 엉망으로 흐트러진 머리카락과 하얗게 드러난 이마에 눈을 뗄 수가 없다. 몽롱하게 그것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레이무는 그녀의 시선을 눈치챈 듯이 눈을 동그랗게 뜬다. 순간적으로 그녀의 뿌옇게 흐려진 눈동자에 생기가 돌았다. 입술 한 쪽을 길게 끌어올리면서 조금 짓궂은 웃음을 짓는다. 천천히 고개를 숙여 유카리의 입술에 닿을 듯 가까이 입술을 가져가, 달싹거리면서 말한다.
"유카리. 아직 더 할 수 있어?"
"...으...콜록. 아, 아..."
목이 꽉 잠겨, 나오는 것이라고는 형편없이 쉰 바람소리 뿐. 무어라 좀 더 말하려고 시도하던 유카리는 결국 포기하고 쿡, 짧게 웃은 뒤에 레이무의 입술에 가볍게 혀를 대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으응. 어쩐지..."
레이무는 나른하게 웃는다. 오랜 시간 계속하여 쉬지않고 유카리를 안는 동안 꽤나 피로가 누적된 모양이다. 하지만 지친 기색은 보이지 않고, 오히려 눈동자는 더욱 더 붉은 빛으로 형형하게 빛난다.
"유카리의 마음이 이해될 것 같기도 해."
"...콜록. 하, 하아..."
...이런. 어쩌면 나는 호랑이 새끼를 키워버린 걸지도 모르겠네. 유카리의 느긋한 생각은 곧 하복부에 급격하게 파고드는 이물감에 의해 중단되었다.
"!!"
어떠한 예비동작도 없이 레이무의 손가락이 유카리의 안으로 침입해 들어왔다. 갑작스러운 침입에 몸이 놀란 듯 레이무의 손가락을 조이면서 부드럽게 바깥으로 밀어낸다. 하지만 그에 밀리는 일 없이, 레이무는 천천히 리듬을 타며 유카리의 안으로 거듭하여 들어간다. 유카리의 허리가 흠칫거리면서 그에 맞추어 흔들리기 시작했다. 맹목적으로 쾌감을 쫓아 몸이 움직인다. 거듭하면 할수록 점점 더 절정을 향해 치닫는 속도가 빠르다. 마음을 가다듬을 틈도 없이 유카리의 몸이 거대한 감각의 파도를 타고 튀어오른다.
"...읏...! 레... 아, 으...!"
"유카리..."
꺼질 듯이 속삭이는 소리에 오싹하여, 유카리는 레이무의 어깨를 강하게 붙잡았다. 긴 손톱이 그녀의 어깨를 파고들어 붉은 빛의 핏물이 배어나오기 시작했다. 아무리 애를 써도, 결국 이 몸은 이 아이를 상처내는 일 밖에 하지 못한다. 그런것은 싫다. 유카리는 처음으로 그런 생각을 하고, 또 스스로에게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눈가에 순식간에 고여드는 눈물이 길을 따라 미끄러져내려 바닥으로 굴러 떨어진다. 유카리는 당황하여 레이무의 어깨를 붙든 손을 떼어 그것을 훔쳐내었다. 그러나 속수무책으로 눈물이 방울져 떨어져내렸다. 어째서 그런 것인가 유카리는 알 수 없었다. 그저 몸이 약해진 것 때문이리라. 몽롱하게 그런 것을 생각하고 있으면, 레이무는 가만히 입술을 대어 유카리의 눈가에 입을 맞추었다.
"유카리."
입술에 묻은 유카리의 눈물을 살짝 핥아내면서, 레이무는 다시 그녀의 이름을 부른다. 그에 맞추어 유카리의 안에 레이무의 손이 깊게 파고든다. 대답을 하는 일 없이 허리를 휘면서 유카리는 밀려오는 새하얗고 거대한 무언가에 파묻혀버리지 않도록 필사적으로 정신을 붙들었다.
이어지는 소녀의 말을 듣기 위하여.
"나를, 잊지 마."
"....앗, 하ㅡ아...!"
그런 일은, 없다.
유카리는 턱을 치켜들고 크게 몸을 떨면서 소리없이 웃음을 터트렸다.
"읏, 하아..."
레이무는 흐트러진 호흡을 정돈하면서 완전히 정신을 놓은 유카리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잠든 걸까? 숨은 쉬고 있는 것인지 도저히 알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침묵상태였다. 천천히 손을 내밀어 그 벗을 어깨를 만져보려고 했다가 이내 손을 거두었다. 그대로 손을 대면 왠지 부스러져서 산산히 흩어져버릴 것만 같이 불안했다. 레이무는 눈썹을 찡그리면서 유카리의 옆으로 미끄러지듯 내려왔다.
"...레이무."
"헷? 아, 네?!"
간신히 쥐어짜듯이 나온 희미한 목소리. 하지만 확실하게 귀에 와닿는 음색. 그 갑작스러운 부름에 깜짝 놀란 레이무가 어깨를 움츠리면서 소스라친 목소리로 대답했다. 유카리는 그런 반응이 너무나도 우스워서 쿡, 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읏, 레이무는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면서 툴툴거리면서 입안에서 궁얼거린다. 유카리는 코를 울려서 웃으면서 손을 뻗어 그녀의 팔목을 가볍게 쥐었다.
"응?"
"...어디...콜록, 가지 말고... 있어."
"...에? 어?"
"옆에..."
"..."
"...옆..."
"아, 알았어."
황급히 대답하는 레이무의 목소리를 듣고 유카리는 안심한 듯이 후, 하고 긴 호흡을 내뱉었다. 단단히 붙잡은 손목은 여전히 풀어줄 생각을 하지 않은 채로 유카리는 목에 힘을 주고 말하는 탓에 살짝 올라간 어깨를 축 늘어트렸다. 레이무는 꽤나 길게 망설이다가, 마침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에... 음, 괜찮아?"
"아니, 무리..."
이젠 안되겠어, 유카리는 입술만을 움직여 그렇게 말하고는 비어있는 손을 두어번 휘휘 내저었다. 그것으로 끝. 유카리는 마치 끈이 끊어진 인형처럼 잠들어버렸다.
잡은 손목은 놓지 않는다.
그녀가 자신의 옆에 있는 것이,
인간을 잊고 연인이 되어 자신을 안은 것이,
모두에의 평등을 포기하고 자신만을 탐한 것이,
그 모든 것이 꿈이 아니라는 것이 확인하기 위해서이기라도 한 듯이.
"아아, 바보같아."
레이무는 새빨갛게 물든 자신의 얼굴을 한 손으로 감싸며 투덜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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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런
건
나
의
유
카
리
가
아
니
야
.....그냥 유카리 아니라 다른 사람이다 무념무상 하면서 썼습니다... 짧은 것도 다 이유가 있어요... 쓰는게 너무 괴로워...
옛날에 비해서 씬을 쓸 때에 직접적인 표현을 잘 못쓰게 되더라고요. 왠지 부끄러워서... 그리고 직접적인 표현이 또 너무 과도하면 급 삼류에로소설로 추락해버리고... 그렇다고 너무 안 넣으니 재미가 없어. 음, 어렵습니다. 역시.
# by | 2007/09/02 03:13 | └ fan fiction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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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봤습니다...역시 우리 에로조같으니u_u☆
고냥이/ ...무슨 애정도죠....? 어휴... 이것이 바로 애와 할머니의 차이죠. 할머니는 애를 안 때리지만 애는 할머니를....어? 음??? 어쨌든...
세게 한 번 쓰고 싶은데... 어휴... 부끄러워요... 유카리가 기가 죽어서 금수도 좀 줄어들었다능...
오리지날!!! 빨리 동창회회회회회1!